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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이색축제4

산의 정령을 부르는 밤일본 아키타현, ‘요코테 가마쿠라 축제’ 1. 눈으로 만든 신의 집매년 2월 중순, 일본 혼슈 북부의 아키타현 요코테市는하얀 눈으로 뒤덮인 마을 전체가 환상적인 풍경으로 변합니다.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가마쿠라(かまくら)’—눈으로 만든 작은 이글루 같은 구조물이죠.가마쿠라는 단순한 눈집이 아니라,수호신과 조상의 영을 모시는 전통적인 공간,그리고 아이들과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만남의 장소입니다.이 축제는 무려 450년 이상의 전통을 가진 민속 행사로,현대의 눈으로 보면 동화 같지만, 그 뿌리는 농경 문화와 산의 정령을 향한 기도에 있어요.2. 가마쿠라 안에는 무엇이 있을까?가마쿠라 축제는 마을 곳곳에 100여 개가 넘는 가마쿠라가 만들어지며 시작돼요.그 안에는 작은 제단이 있고, 중앙엔 물의 신 ‘스이진(水神)’이 모셔져 있습니다.아이들이 .. 2025. 4. 7.
바나나로 만드는 신우간다 ‘음페라 축제’의 낯선 세계 1. “이 나무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다”우간다 동부 고지대, 짙은 초록이 흐르는 바나나 농장 사이에서,매년 수확기에 맞춰 열리는 ‘음페라 축제(Mpera Festival)’는단순한 먹거리 축제가 아닌, 바나나를 둘러싼 신성한 문화의식입니다.바나나는 우간다인의 삶에서 주식이자, 제사 음식이자, 신과 인간을 잇는 연결고리입니다.특히 우간다 동부 지역에선 바나나 나무를 ‘가족의 영혼이 깃든 신목’으로 여기며,축제 기간 동안에는 이를 정결하게 모시는 의식과 퍼포먼스가 펼쳐지죠.2. 바나나, 신의 선물로 거듭나다‘음페라’는 현지어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어머니”라는 뜻을 가집니다.축제의 시작은, 가장 오래된 바나나 나무 앞에서 진행되는 ‘물 붓기 의식’입니다.이 나무에 물과 꿀을 뿌리며, 마을 사람들은“내년에도 .. 2025. 4. 7.
얼음 위에 피는 춤몽골 ‘차간 사르’ 설 축제의 풍경 1. 하얀 달이 떠오르면, 몽골의 설이 시작된다몽골의 새해, ‘차간 사르(Цагаан сар)’는 직역하면 ‘하얀 달’, 즉 ‘백월’이란 뜻입니다.이 축제는 음력 1월, 보통 2월 초쯤 열리며, 한국의 설날처럼 가족이 모여 조상을 기리고, 새로운 해를 축복하는 전통 명절이에요.하지만 차간 사르는 단순한 명절이 아니라,몽골 유목민 정신과 자연 순응적 삶이 녹아든 정교한 의식으로 가득하죠.하얀 눈이 덮인 초원, 얼어붙은 땅 위에 펼쳐지는 이 축제는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조용한 장면 속에서 피어나는 한 편의 춤과도 같아요.2. 정갈한 전통 속에서 피어나는 환대와 예차간 사르가 다가오면, 몽골의 가정은 대청소와 준비로 분주해집니다.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갈 갈 벤(Gal Golomto)이라 불리는 가정의 중심 불.. 2025. 4. 7.
괴물 탈을 쓰고 거리를 점령하다슬로베니아 ‘쿠란트 축제’의 야생적 아름다움 1. 알프스 너머 작은 나라에서 울리는 방울 소리유럽 동남부, 알프스와 접한 슬로베니아는 잘 알려진 여행지는 아니지만,매년 2월 말이면 이 작은 나라의 마리보르 근처 프투이(Ptuj)라는 마을이 시끌벅적해집니다.이곳에서 벌어지는 쿠란토반예(Kurentovanje)는, 슬로베니아 최대이자 가장 오래된 전통 축제로괴물처럼 보이는 전통 복장을 한 이들이 거리 곳곳을 방울 소리와 함성으로 가득 채우는 이색 행사예요.2. ‘쿠란트’는 괴물이 아닌, 농경의 수호자쿠란트(Kurent)는 단순한 탈이 아니에요.전통적으로는 겨울을 내쫓고 봄의 풍요를 불러오는 영적인 존재로 여겨졌어요.축제 참가자들은 양털로 뒤덮인 옷을 입고, 뿔 달린 가면을 쓰며, 허리에 거대한 방울을 달아 흔들며 행진하죠.그 모습은 마치 괴물 같지만,.. 2025.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