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축제5 바나나로 만드는 신우간다 ‘음페라 축제’의 낯선 세계 1. “이 나무는 단순한 과일이 아니다”우간다 동부 고지대, 짙은 초록이 흐르는 바나나 농장 사이에서,매년 수확기에 맞춰 열리는 ‘음페라 축제(Mpera Festival)’는단순한 먹거리 축제가 아닌, 바나나를 둘러싼 신성한 문화의식입니다.바나나는 우간다인의 삶에서 주식이자, 제사 음식이자, 신과 인간을 잇는 연결고리입니다.특히 우간다 동부 지역에선 바나나 나무를 ‘가족의 영혼이 깃든 신목’으로 여기며,축제 기간 동안에는 이를 정결하게 모시는 의식과 퍼포먼스가 펼쳐지죠.2. 바나나, 신의 선물로 거듭나다‘음페라’는 현지어로 “모든 것을 제공하는 어머니”라는 뜻을 가집니다.축제의 시작은, 가장 오래된 바나나 나무 앞에서 진행되는 ‘물 붓기 의식’입니다.이 나무에 물과 꿀을 뿌리며, 마을 사람들은“내년에도 .. 2025. 4. 7. 쿠케리(Kukeri) – 괴물로 변신한 농민들의 축제 1. 쿠케리는 누구인가? – 가면 속 신과 인간의 경계매년 1월과 2월 사이, 불가리아의 여러 마을에서는 털 달린 괴물 같은 존재들이 거리를 누비는 장관이 펼쳐집니다.이들이 바로 ‘쿠케리(Kukeri)’라 불리는 사람들인데요,전통적으로는 악령을 쫓고,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의식의 수행자였어요.이들은 동물 가죽과 털로 만든 복장을 입고, 나무나 금속으로 만든 그로테스크한 가면을 씁니다.그리고 몸에 매단 방울을 흔들며 춤추고, 집집마다 방문해 행운과 건강을 전파하죠.2. 왜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을까?이 괴물 같은 가면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에요.사람들이 두려워할수록 악령도 함께 도망친다는 전통적인 믿음에서 유래됐습니다.그 안에는 고대 트라키아 시대부터 내려온 자연 숭배와 영혼 정화의 상징이 담겨 있어요.특.. 2025. 4. 7. 괴물 탈을 쓰고 거리를 점령하다슬로베니아 ‘쿠란트 축제’의 야생적 아름다움 1. 알프스 너머 작은 나라에서 울리는 방울 소리유럽 동남부, 알프스와 접한 슬로베니아는 잘 알려진 여행지는 아니지만,매년 2월 말이면 이 작은 나라의 마리보르 근처 프투이(Ptuj)라는 마을이 시끌벅적해집니다.이곳에서 벌어지는 쿠란토반예(Kurentovanje)는, 슬로베니아 최대이자 가장 오래된 전통 축제로괴물처럼 보이는 전통 복장을 한 이들이 거리 곳곳을 방울 소리와 함성으로 가득 채우는 이색 행사예요.2. ‘쿠란트’는 괴물이 아닌, 농경의 수호자쿠란트(Kurent)는 단순한 탈이 아니에요.전통적으로는 겨울을 내쫓고 봄의 풍요를 불러오는 영적인 존재로 여겨졌어요.축제 참가자들은 양털로 뒤덮인 옷을 입고, 뿔 달린 가면을 쓰며, 허리에 거대한 방울을 달아 흔들며 행진하죠.그 모습은 마치 괴물 같지만,.. 2025. 4. 7. 산을 오르며 죄를 씻는 사람들페루 안데스의 ‘시스티나 축제’ 이야기 1. 안데스 산맥에 울려 퍼지는 북소리페루 쿠스코 남부, **산과 구름이 맞닿은 곳에 자리한 작은 마을 시스티나(Sistina) 에서는 매년 6월이 되면 수천 명이 산을 향해 걷기 시작합니다.이 축제는 ‘쿼일루릿시(Romería del Señor de Qoyllur Rit’i)’로도 불리며, 잉카 전통과 가톨릭 신앙이 융합된 독특한 종교 축제예요.수많은 순례자들은 신의 자비와 치유, 그리고 자신의 죄를 씻기 위해 해발 4,000m가 넘는 산을 오르며 자신과 마주하는 고행의 여정을 떠나죠.2. 신성한 고행, 눈 덮인 산을 향해축제의 핵심은 **‘신의 발자국을 따라 걷는 것’**입니다.사람들은 무거운 십자가나 상징적인 조각상을 짊어지고, 눈 덮인 시네카라 산(Cinajara)으로 향합니다.밤에는 전통 복장을.. 2025. 4. 7. 바다와 불의 땅에서 열리는 진짜 ‘로컬 축제’아이슬란드의 해산물 축제, ‘피스카다귀린’ 1. 바다와 살아온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진심아이슬란드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해산물 소비 국가예요.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랍스터, 연어를 넘어서 아이슬란드 사람들의 삶 속엔 수세기 동안 ‘생선’이 생존 그 자체였어요.그러한 역사와 자부심이 고스란히 담긴 전통 축제가 바로 매년 8월 초 열리는 '피스카다귀린 (Fiskidagurinn Mikli)', 일명 ‘Great Fish Day’입니다. 이 축제는 **아이슬란드 북부의 작은 항구 마을, 달비크(Dalvík)**에서 열리며, 마을 전체가 하나의 대형 주방이 되어 방문객을 맞이하죠. 2. 공짜 생선요리와 항구 음악회, 현지인들이 먼저 기다리는 날이 축제의 매력은 ‘모든 음식이 무료’라는 파격적인 콘셉트에 있어요. 마을 주민, 어부, 셰프들이 함께 준비한 .. 2025. 4.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