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눈이 녹고 꽃이 피는 길, 강원 정선 정암사와 구절리역 감성 여행

sariwrite0908 2025. 4. 7. 14:07

 

 

▶ 봄이 천천히 올라오는 정선의 산골

강원도 정선은 봄이 조금 늦게 찾아오는 곳입니다. 남쪽 도시들이 벚꽃으로 들썩일 때, 정선의 산골은 여전히 조용한 설경과 이른 꽃눈 사이를 오가죠. 그중에서도 정암사와 구절리역은 여느 관광지보다 한적하고, 오래된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장소입니다. 이른 봄, 눈이 채 녹지 않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정암사의 설경과 복수초, 그리고 시간이 멈춘 폐역 구절리의 고요함은 봄날에 어울리는 감성 여행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 정암사 – 고요한 설산 속 천년고찰

정암사는 해발 1,000m가 넘는 고지대에 자리한 사찰로, 봄에도 자주 눈이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한 역사 깊은 사찰이며, 백두대간 깊은 산 속에서 고요함을 간직한 곳입니다. 사찰 주변에는 복수초와 노란 산수유가 눈 사이로 피어나며, 따스한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자연이 주는 선물입니다. 사람의 손길보다 자연의 시간이 더 많이 흐른 듯한 이 공간은, 사진을 찍기보다는 그저 앉아 바라보고 싶은 풍경을 선사하죠.

▶ 구절리역 – 시간이 멈춘 철길 끝의 감성

정암사에서 차로 조금만 내려오면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구절리역입니다. 한때 관광객을 실어 나르던 정선선의 종착지였지만, 지금은 운영이 중단된 폐역입니다. 역 건물과 철길은 그대로 남아 있고, 봄 햇살에 반짝이는 철로 위로 벚꽃 대신 마른 나뭇가지가 드리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그 고요함 속에는 사람이 떠난 자리에 남은 이야기와 낭만이 가득합니다. 인파 없이 철길을 걷거나, 녹슨 간판과 역사의 흔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구절리역. 생성된 이미지 파일

▶ 힐링 이상의 가치가 있는 정선의 봄

정선의 봄은 ‘예쁘다’보다 ‘깊다’는 말이 어울리는 계절입니다. 정암사에서 만나는 자연과 신앙, 구절리역에서 느껴지는 시간의 무게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마음을 다독이는 힘이 있어요. 유명 벚꽃길이나 SNS 핫플보다 느리지만 더 따뜻한 감성을 품은 이곳에서, 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혼자 떠나는 힐링 여행으로도, 조용한 풍경을 담는 사진 여행지로도 추천하고 싶은 정선. 이번 봄에는 사람보다 풍경이 말을 걸어오는 그런 여행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